[마케팅뉴스#2_2019년 키워드 '뉴트로(New-Tro)'] '복고(Retro)' 열풍은 매년 존재했습니다. 때로는 50년대의 모더니즘이 유행하기도 하고, 60년대 트위기의 패션이 패션업계에 영감을 불어넣기도 했습니다. 지난 몇 년간 레트로가 지향했던 핵심 시기는 1990년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1990년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세대가 대중문화를 가장 왕성하게 소비하는 3040이었고, 이들이 이 시기를 문화코드와 트랜드의 중심에 올려둔 까닭도 있습니다. 그러나 레트로는 과거의 단순한 재현 혹은 박제된 과거에 가까웠으나 지금 대세를 이루는 레트로 현상은 밀레니얼들에게 과거의 향수나 노스탤지어가 아니라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레트로와는 다른 현상으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1020 세대를 공략하는 새로운 복고, '뉴트로(New-Tro)'에는 어떤 사례들이 있을까요? 2019년 트랜드, 뉴트로(New-Tro)의 시대 뉴트로의 중심에는 그 시절을 경험해보지 못한 1020 세대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현재의 풍요에 대한 상대적 결핍에 놓여 있는 1020 세대의 심리에서 기인한다는 견해가 있는데, 그것을 설명하는 용어로 '와비사비'가 입습니다. 일본어 '와비'는 세속적인 삶에서 벗어나 단순하고 덜 완벽하지만 본질적인 삶을 추구하는 것을 뜻하며, '사비'는 낡고 불편하지만 한적한 삶 속에서 정취를 느끼는 미의식을 뜻합니다. 뉴트로를 찾는 젊은 세대는 새 것, 화려하고 튀는 것, 비싸고 고급스러운 것이 아닌 낡고 흠집난 것, 손때 묻고 보잘것 없는 것, 그러나 내게 정신적 충족감을 주는 것을 찾으며 '불완전함'에 매력을 느끼는 라이프스타일과 일맥상통합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통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8090년대 문화는 새롭고 경이로움 그 자체가 되기도 합니다.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빅로고 프린트, 어글리 디자인, 코듀로이(코르덴) 소재를 내세우면서 1990년대 스타일을 재해석하거나 1990년대 인기 있던 제품을 새로 내놓는 '복각 상품'을 출시하면서 뉴트로 흐름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폴로 랄프로렌 1992년 국제 요트대회 미국 국가대표팀이 입었던 유니폼을 복각한 'CP-93 컬렉션' 출시 서울우유, 썬키스트 등 큼지막한 상표가 박혀있는 유리잔과 델몬트 오렌지주스 유리병이 젊은 콜렉터들 사이에서 인기 품목이 되었습니다. 온/오프라인 중고 상점에서는 옛날 물건들을 수집하는 1020 세대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으로 옛 물건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레트로컵, #빈티지컵 공간도 뉴트로 감성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스타일로 레트로를 수용하는 공간으로 카페나 외식 공간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과거의 낡은 양식을 의도적으로 차용한 경우입니다. 을지로 커피한약방(좌) / 압구정 도산분식(우) LP레코드의 매출 상승도 뉴트로 열풍의 주요한 현상 중 하나입니다. 과거에 LP를 향유해본 적 없는 1020세대의 구매로 때아닌 호황을 맞이한 것입니다. G마켓에 따르면 2018년 5월 말 기준 LP와 턴테이블의 판매가 전년 대비 286% 증가했다고 합니다. LP의 인기가 뜨거워지자 한국에서 종적을 감췄던 LP 제작 공장도 13년 만에 부활했으며 LP 음악을 들으며 음주까지 즐길 수 있는 'LP바'를 찾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현대카드에서 운영하는 LP 전문매장 '바이닐앤플라스틱' (좌) / 강남구 소재 LP BAR (우) 뉴트로는 과거를 파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빌려 '현재'를 파는 것이다. 본질은 유지하되 재해석을 통해 현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즉 재현이 아니라 해석이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 상충하는 두 개의 가치가 만나 새로운 스토리와 감수성을 낳고 있는 뉴트로. 복고는 매년 트랜드였지만 오늘 날처럼 패션, 방송, 식음료, IT 등 산업 전발에 걸쳐 1020세대를 타겟으로 레트로를 내세웠던 적은 없었습니다. 과거를 향유한 적 없는 1020세대를 중심으로 성장하는 뉴트로 트랜드가 '취향'과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 브랜딩과 마케팅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고민해볼만한 점입니다. 참고 : <트렌드 코리아 2019>, 김난도 외, 미래의 창